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만의 표현법이 필요하다 근손실도 치명적이지만, 글손실도 치명적이죠. 인풋은 이미 충분한데, 아웃풋을 만들지 않아 쓰는 레터. 주인장이 매일 보는 콘텐츠 중에 인상 깊은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리추얼을 하고, 에센스를 추출하며, 단상을 적어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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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와니입니다 :)
처음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 첫 뉴스레터는 카페 뉴스레터였는데, 호기롭게 시작하여, 여러 사정 상의 이유로 6개월 밖에 운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제 뉴스레터는 수익이나 다른 이유보다는, 함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레터로 오래 이어가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콘텐츠가 삶을 변화시킨다고 믿습니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영역을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주고, 그 단초를 기반으로 또 다른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든다 생각해요. 그렇지만 좋은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이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플랫폼이 있고, 유통 채널이 있지만 때론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중요하지 않고 자극적인 것들로 인해 뒤로 밀리곤 합니다. 실제로 저도 가십거리나 여흥을 주는 콘텐츠로 시간을 녹이곤 하니까요.
제 레터가 1주일에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레터가 된다면 그걸로 좋겠습니다.
구독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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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은유가 필요한 이유
우리가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이유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이전과 다른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똑같은 글을 다시 쓸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앞에 열거한 일상언어의 예는 모두 기성품입니다. 신상품이 없습니다. 신상품은 눈길을 끌고 발길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내 글에 새로운 은유를 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출처 : 새로운 말의 세계를 건설하는 망치, 은유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은유 작가님은 글쓰기에 대해 늘 '자신이 왜 쓰고 싶은지'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하십니다. 이번에 가져온 글은 칼럼 중 일부였는데요. 은유라는 표현법이 우리 삶에 왜 필요한지, 왜 나만의 표현이 필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 생각을 담아 쓴 글이에요.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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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라는 표현법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건 정규교육 과정 속 배웠던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시구보다 내가 첫 르포 기사를 썼을 때가 떠오른다. 수습기자인 내가 광주의 별빛 대인야시장을 취재하러 갔을 때 였는데, 처음으로 긴 기사를 쓰는 일이었다.
대학 신문사에 들어가고 첫 리드 기사를 쓸 때, 단문 기사조차도 50번이 넘는 피드백을 받으며 썼던 내가 르포기사를 쓸 때만큼은 긴장 반, 행복감 반 속에서 현장을 취재하고 기사를 썼다. 어쩌면 시간이 흘러서 그때의 기억이 더 아름답게 남는 걸지도 모르지만
재밌는 건 첫 리드 기사 이후로 썼던 르포 기사는 더 적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독특한 표현으로 오히려 칭찬까지 받게 되었다. '예술을 안주로 삼아 마시는 막걸리의 밤'이라는 헤드라인을 달고, 야시장의 분위기와 허기를 '냄새에 이끌려서일까. 어느새 배는 출출하다며 허기를 내뿜고 있었다' 같은 표현으로 생생하게 묘사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런 표현들이 내가 쓴 것인가? 싶을 정도로 믿기 어렵다. 그렇게 창의적인 표현을 쓰는 사람이 아닌데! 그렇지만 중요한 건 내가 잘 쓰고자 하는 기교보다도 당시에 현장을 취재하며 내가 느낀 바를 내 언어로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한 덕분에 기사도 보다 수월하게 쓸 수 있었고, 쓰는 내내 즐거웠던 것 같다.
이렇게 나만의 표현으로 쓴 글은 결국 나만의 개성이 되고
글쓰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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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연주보다 연습의 순간이 많다
“연주와 연습은, 사실 음악에 접근하는 완전히 다른 길이다. 연주는 (…) 큰 그림을 보는 것이다. 한편 연습은 곡을 연주하는 데 필요한 이상적인 움직임을 추구하는 행위다. 그리고 디테일을 보는 활동이다 (…) 연주함으로써 연습하고자 하는 것은 마치 운전을 하는 도중에 타이어를 갈아 끼우려는 것과 비슷하다.”_p129
“누구나 (스스로 연습을 하고 있다는 착각하는) 덫에 빠지기 쉽다. 사람들은 그냥 앉아서 한두 시간 연습을 하면 자신이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 연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연주도 하지 않는 중일 가능성이 크다. 그저 노닥거리는 중일 것이다 (…) 악기를 잘하고 싶어 하는 입장이라면 하고자 하는 것은 연습이어야 한다. 연습을 연습으로 만드는 것은 정비사처럼 생각하는 태도이다.”
- 출처 : First, Learn to practice : 조금 더 계속하는 바로 그 순간, 롱블랙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롱블랙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롱블랙이 론칭할 때부터 구독을 해서, 어느덧 783일째 이용 중이더라고요. 제게는 여러모로 꽤 의미있는 플랫폼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에 처음 입사할 때 사수도 없고, 레퍼런스도 어떻게 찾아야할 지 모르겠을 대 든든한 지원군이 되준 곳이었어요. 그때의 경험 덕분인지, 한 번도 해지하지 않고 이어보고 있습니다.
매일 모든 콘텐츠를 다 보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가슴을 동하게 만드는 콘텐츠, 삶에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문장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건 크나큰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 생각을 담아 써내려간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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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재즈 에비뉴>라는 채널은 국내 재즈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뮤지션들에게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음악에 접근하는 태도가 삶에 대한 태도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재즈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는 재즈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삶의 영역에 적용된다. 연주 연습 과정에서는 하루하루의 변화를 느끼기 어렵지만,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면 음악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큰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강요로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서는 '연습'이라는 것이 항상 부담스러웠다. 연습장에 그려진 포도를 10번 채워야만 선생님 앞에서 연주를 할 수 있었는데, 저는 그 10번의 연습이 너무 싫어서 5번만 하고 거짓말을 하곤 했다. 능력은 부족했지만 요령만 부리던 저는 쉽게 들키곤 했다. 거짓말을 한 탓에, 원래 10번이면 충분한 연습을 15번, 20번씩 하게 되었고, 때로는 벌로 서 있기도 했다. 아티클에서 지적한 것처럼, 저는 연습 없이 바로 연주하길 원했고, 그조차도 게으르게 시간을 보내길 바랐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많아지면서 피아노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체르니까지 연주했던 실력은 서서히 사라졌고, 이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제대로 악기조차 다루지 못하게 되었다. 케케묵은 버킷리스트에는 언제나 상위권에 ‘피아노 연주하기’가 적혀 있곤 했다.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연습의 순간을 직면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삶을 돌아보면 성취라는 걸 얻기 전에 미리 포기해서 제대로 이뤄보지 못한 게 많았던 것 같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결과만을 원했으니 이뤄질 수 가 없던 게 더 많았다. 매일 정진하는 삶이야말로 나를 진정으로 세상에 알리는 연주가 되지 않을까. 최근에 들어서야 성실함이 왜 성실함인지 꾸준함이 왜 대단한 역량인지 알 수 있는 나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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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있지만, 어떤 아이템을 통해 내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확히 내가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하고 싶은지가 없다. 창업이라는 행위 자체는 그 무엇보다도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면서도, 아이템이 없는 창업이라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30대에 내가 창업하고 있을지, 아직도 커리어를 쌓아가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을지는 모른다. 다만 내가 속하는 곳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며 함께 전력 질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다. 열정이 가득한 조직을 꾸려보고 싶다. 이건 꼭 내 사업이 아니더라도, 내가 속한 팀이어도 좋다.
주중에 많은 시간을 쏟는 일터라는 곳이, 설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속한 팀이, 내가 창업했을지도 모를 30대가 안티프래질(Antifragile)했으면 좋겠다.
* 안티프래질 : 나심 탈레브가 만들어낸 이 신조어는 무질서와 불확실성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이를 원하는 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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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의 문장
“반복 노동이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예술이나 그 밖의 가치 있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기 위한 핵심 가치다.” -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Richard Sen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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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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