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만 지켜도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진다. 근손실도 치명적이지만, 글손실도 치명적이죠. 인풋은 이미 충분한데, 아웃풋을 만들지 않아 쓰는 레터. 주인장이 매일 보는 콘텐츠 중에 인상 깊은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리추얼을 하고, 에센스를 추출하며, 단상을 적어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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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와니입니다.
연말이 되니까 말도 안되게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날은 왜 그렇게 추운지요.
님께선, 건강 관리하면서 연말을 보내고 계신지요?
연말이라 약속도 많고, 바쁘기도 하시겠지만
모쪼록 무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운동과 루틴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드리고자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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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첫 운동
12월이 되어서,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나는 첫 운동을 했다. 1.5km 달리고, 1.5km는 천천히 걸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웜업 정도 되는 거리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얼마만의 활동인지 모르겠다.
걷거나 뛰면 생각을 잠시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 고민되었던 잡념들이 잠시 나와 거리두기를 한다. 한편으로는 정리도 되니, 왜 책 중에 책은 산책이라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달리기를 꾸준히 했기에 아이폰 어플 ‘건강’에 기록되는 걸음수는 평균 1만 5천보가 넘었다. 당시에는 천안에서 서울이라는 극악무도한 3시간 30분의 출퇴근 거리도 한 몫 했다. 23년에 이르러 어쩔 수 없는 이직을 하고, 재택근무로 근무환경이 바뀌고 나서는 하루에 3,000보도 채 걷지 않는다. 애플워치는 차는 게 의미가 없어진 나머지, 충전조차 하지 않아 방전된 채로 있기도 했다.
매일 천안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생활보다 재택을 하면 더 나은 생활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루틴은 망가졌고 건강은 악화되어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출퇴근 시간이 없어져서 생활여건이 나아졌는데도 말이다. 삶에 루틴이 필요한 이유다. 생존을 넘어서 생활을 하기 위한 필수 요건. 루틴만 제대로 지켜도, 누구보다 잘 살아갈 수 있는 듯 하다.
무엇이든 ‘행동’을 하면 나만의 데이터가 쌓인다. 요즘에는 나만의 데이터를 쌓기 좋은 시대다. 러닝을 하면 내 페이스 타임이 어떤지, 컨디션은 어떤지, 호흡은 어땠는지, 심박수는 어떤지 모든 게 기록된다. 행동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운동량이 급격히 줄었기에 내 피트니스 항목에 최대 산소 섭취량을 파악했을 때 평균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볼 수 있었다. 이번에 시작한 운동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헐떡거리는 숨을 안정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과정에서는 모든 게 ‘나’를 중심으로 흘러가고자 한다. 오직 나의 기록, 나의 상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세상은 무한정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세상은 엄청난 성과와 성취,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들을 조망하고 그게 정답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곤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패배자가 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지만 성장의 속도, 성취의 크기는 모두 제각각 다르며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중심으로 두는 게 정신 건강에도 이롭고, 나의 성장을 이뤄내는데 크게 중요하다.
12월에는 생존 운동을하며, 2024년에는 생활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2024년에는 풀 마라톤을 뛸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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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루틴이 필요한 이유
루틴이 급격하게 망가지기 시작한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2~3개를 동시에 진행할 때였다. 4주, 3개월씩 단기간으로 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본업과 함께 해도 내 역량상 무리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시험 공부도 그렇고, 업무도 그렇지만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모를 때 파국으로 치닫는다. 원래 지키던 루틴이 깨진 때가 딱 7월부터였다. SEO 프로젝트도 하고, LMF 프로젝트도 하고 각종 프로젝트를 하면서 원하는 성과나 성취를 얻은 곳도 있었고 내가 생각하는 것 기대 이하의 성과를 얻은 곳도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루틴이 깨지더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거머쥐는 것이 더 중요한 기회라 생각했다. 이는 단단한 착오였다. 루틴이 깨지면서 업무 능률도 망가졌고 전반적인 퍼포먼스 하락에 치달았다. 힘들게 만든 루틴은 그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저 멀리 사라졌다.
처음 달리기 루틴을 만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달리기를 죽도록 하기 싫었던 나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끔 몸을 움직이면 된다라는 무식한 생각으로 실행했다. 당시에 카페 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어서 본업이 끝마치면 카페 알바를 병행했는데, 카페 알바를 마치고 돌아오면 11시가 다 되었다. 집에 들어오고 나서, 누우면 다시 나가지 않을거라는 걸 알기에, 들어오자마자 옷부터 갈아입고 바로 뛰러 나갔다. 그렇게 100일을 넘게 하니 누적 500km가 되었다. 3km도 허덕이던 내가, 18km를 쉬지 않고 일정한 페이스로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성장의 과정을 몸소 느꼈다.
당시에 내가 하는 건 그저 루틴을 지키는 것 뿐이었다.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생각, 더 멀리 달리고 싶은 생각보다 그날 ‘퇴근하면 달린다’가 주였다. 그렇게 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페이스가 향상되었고, 거리는 늘어났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만 할게 아니라 ‘행동’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이 있다면, 행동을 해야만 바뀌는 것인데 나는 머리로만 ‘생각’을 하고 다른 이의 삶을 받아들이기에만 바빴다.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태도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는 게 내 유일한 행동의 결괏값이었다. 영감과 동기부여를 주는 이들의 성취에서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아웃풋이 그저 ‘감탄’과 ‘박수’였다니!
23년을 돌아보며 가져가고 싶은 경험도, 성장했던 경험도 있지만 유독 아쉬운 건 이 루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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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에 담긴 답장들에 대해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종종 함께 동봉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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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일의 편지
이번 주도 너무 좋았습니다. 어떤 분이 완님 뉴스레터 왜 안오냐고 문의했는데(왜 저한테 문의를 하실까요) 오늘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완님이 보시는 것과 보신 것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소소하게 행복하네요. 다음 주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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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소소하게 제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게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제 CS 채널이 되어주셔서 감사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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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일의 편지
레터 피드백이 생겼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진짜 생겨서 기뻐요! 지난주는 레터의 부재에 기다리다 와니님 인스타를 들여다보다를 반복했답니다 ㅋㅋㅋㅋㅋ 왜냐면 첫번째 레터가 너무 좋았거든요! 추천해주신 휴튼 앱도 너무 잘 사용하고 있어요 요새 흘러가는 생각들을 와니님의 레터로 다시 한번 곱씹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있어 좋아요 가늘고 길게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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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분들의 말씀에 언제나 귀기울이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번째 레터가 좋으셨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네요!
언제나 첫번째 레터만큼은 쓸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거리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를 가장 이상적으로 봅니다.
너무 가까우면 선을 넘고, 너무 멀면 멀어지기 마련이니까요.
가늘고 길게 오래 뵐 수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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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일의 편지
우리는 개개인의 성장 속도가 각자 다르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 라는 부분을 읽으며, 성장은 꼭 우상향 그래프가 아니라, 이퀄라이저 바와 같은 모양이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음을 표시하는 항목이 고음만큼 높아지지 못했다고해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도 성장을 하지 못한 것도 아닐테니까요(누군가는 화요일에 또 누군가는 토요일에 가장 힘이 날 수도 있는 것처럼). 덕분에 비오는 목요일이 덜 미워졌습니다. 고맙습니다.
p.s. 덕분에 이퀄라이저가 항공기 보조날개의 평형장치 라는 뜻도 있다는걸 알게 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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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천편일률적으로 '00'기간 안에 '00'만큼 성장해야 한다는
지식창업의 굴레 속에 '저렇게 사는 삶이 요즘 삶인가?' 싶었기도 했습니다.
후킹은 되는 문구지만 모두가 그럴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왜'가 없다면
더더욱 할 필요가 없는 게 맞죠.
저도 덕분에 이퀄라이저의 뜻을 알아가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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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의 문장
“기록만 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생각이 커지지 않아요.
내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할 때,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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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서 24년도에 제 루틴을 회복하기 위해서
글쓰기 루틴 클럽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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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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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편히 적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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