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기는 하루 근손실도 치명적이지만, 글손실도 치명적이죠. 인풋은 이미 충분한데, 아웃풋을 만들지 않아 쓰는 레터. 주인장이 매일 보는 콘텐츠 중에 인상 깊은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리추얼을 하고, 에센스를 추출하며, 단상을 적어 보냅니다. |
|
|
안녕하세요. 와니입니다.
어제보단 오늘 더 잘 살아내겠다는 다짐 하에
일찍 일어나 글을 마무리해서 레터로 보냅니다.
1월이 시작되는 두번째 주도 힘차게
시작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레터 보내드립니다. |
|
|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뒤로하고 2024년을 맞이했습니다. 의례적인 행사로 진행되었던 많은 일들, 연말 회고, 연말 정산, 새해 계획 세우기, OKR, 만다라트 등 수없이 쏟아지는 회고와 계획 템플릿들을 마주했습니다. 콘텐츠 마케터로서 바라보는 템플릿의 향연과 인간 김태완으로서 바라보는 템플릿은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잠재 고객군을 한 명이라도 더 모객하려는 방향과 정말로 당신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공되는 가치들로 말이죠.
어느 방향이 되었든 회고와 계획을 세우는 일은 삶에 도움이 됩니다. 전시가 되기 위한 회고는 팥 없는 찐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도 회고를 쓰고 있으니까요.
수없이 쏟아지는 콘텐츠를 바라보면서, 속절없이 흘려보낸 것도 많았지만 12월 31일에 본 콘텐츠는 저에게 유독 인상이 깊었습니다. 롱블랙에서 본 <아침의 피아노>였습니다. 1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며, 첫 커리어를 시작할 때 보았던 책이어서 그랬을까요. 2023년을 보내주고, 2024년을 처음으로 마주할 때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오늘을 찬미하며 쓴 글이라 그랬을까요.
내가 상상하지 않았던 삶이 내 앞에 있다.
나는 이것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
|
|
|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연말과 연초의 일들이 인상 깊은 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유한하기에 찬란하다고 말합니다. 불멸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불멸을 상상하면 항상 끔찍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나는 나 혼자만 불멸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내는 애도와 상실의 굴레 속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프고 괴롭지만 수많은 이들을 떠나보내면서도 나도 떠나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결국 죽어가고 있으니까요.
이 책을 처음 접하고 읽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아침 출근길 버스와, 한밤의 퇴근길 버스에서 오고 가며 읽었습니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을 때는, 죽음이라는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그의 문장이 삶에 대한 예찬으로 가득 차 보였습니다. 우리네 삶은 그 무엇보다 행복, 평화, 기쁨, 사랑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피를 토하며 이야기하는 듯 했습니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간판의 불빛과 달빛을 받을 때는, 그도 이제 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짧아진 낮의 길이처럼 문장은 점차 짧아져갔고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어 꾹꾹 마음을 눌러 쓰고 있었습니다.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문장 길이는 너무나도 짧지만, 그 문장들이 그의 살아온 인생길의 정수처럼 느껴졌습니다. 완벽한 문장의 형태가 아님에도 마음이 시렸습니다. 죽음이라는 마침표를 이렇게 찍을 수 있구나 싶습니다. 나는 죽음을 앞두고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요. 나는 내 생애의 마침표를 무엇으로 찍어볼까요.
태어남은 나의 의도가 아니었지만,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 나는 어떤 마침표로 내 생애를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 마침표로 내 인생을 모두 담아낼 수 있을지. 또, 생각에 잠기는 하루가 길어졌습니다.
제 글로 이 책을 담기에는, 제 그릇이 너무나도 작고 초라했습니다. 2024년에는 어떤 것을 담아내고, 무엇을 이뤄내고, 성취와 성장을 향해 나를 착취하지 않길 바라며,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게 건강했으면 합니다.
2024년에는, 그 무엇보다 건강하고 사랑하길 바랍니다. |
|
|
배움을 레버리지 하는 것
배움 자체에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것저것 배우기만 해도 상관없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생각해본 다음의 3단계 방법론을 기억하시라.
1단계. 초점을 가지고 배운다. 물론, 즐거움으로 이것저것 배울수도 있지만 초점을 분명히 한다. 예를들어, 협상을 잘하겠다든지 프레젠테션 실력을 늘이겠다든지 마케팅을 잘하겠다든지 초점을 맞춘다. 그 영역의 책과 강의를 먼저 배운다.
2단계. 배우면서 아웃풋한다. 지적만족에서 그치지 말고 글로 정리하거나 강의를 하거나.
3단계. 배움을 더 크게 레버리지 한다. 즉, 자신의 무기를 더 차별화하는데 빠르게 활용한다. 토미 로빈슨이나 제프 베조스 처럼 자신이 이미 잘 하는 것에 융합하고 적용하여 자신의 무기나 비즈니스를 더욱 차별화하고 확장하는데 빠르게 반영한다.
- 출처 : 신수정님 링크드인
|
|
|
항상 '배움'을 좋아해왔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고 익히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죠. 갤럽 강점 검사를 해도 Top 5 상위 강점에 '배움' 이 있더군요. 어쩌면 이는 지적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단순히 배운 것만으로는 그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배우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망각 곡선에 따라 70% 이상이 휘발되기 마련이죠.
주니어 레벨이거나 경력이 짧을 때는 '스스로 배움이 부족하다, 경험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문제는 '배움'을 찾기만 하고, 정작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아웃풋'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기준이 높아지고 자기 검열도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배움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군가에게 내가 배운 것을 알려주거나 가르치는 것인데, 자신의 수준이 그만큼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기회가 와도 마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적 허영심을 채우는 정도의 만족감으로는 배움을 내 감각과 경험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 글루틴 레터를 시작한 것도 배우고 느낀 것을 글로 정리하고 기록하여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배우고 익힌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24년에는 배움을 레버리지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글도 함께 페어링하면 좋습니다.
|
|
|
오늘의 문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수록, 실은 제대로 알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눈치채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있죠.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 롱블랙, <하라켄야 : 사상가가 된 디자이너, ‘유동의 시대’를 말하다> |
|
|
오늘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혹시 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편히 적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
|
|
|